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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속에 작은 귀

Poem/poem2 2009. 9. 27. 18:27
돌 속에 작은 귀
                        윤태진

아무도 그곳에 귀가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커다란 돌이 개울 모퉁이에서
흐르는 음악을 버티고 있다
철쭉 꽃잎이 낭자한 길을 지나
물이끼가 미끈거리는 시간
나를 붙잡은 초록이 가만히 귀를 연다
버들 이파리가 돌의 내부로
햇살의 주름결을 어뜨리고
바람으로 굵어진 버들 속마다 물결은
악보를 그린다 잎맥들은 저마다의
음계를 가지고 돌 속 깊숙이
절단된 건반들을 떨어뜨리고
소리의 지층들이 푸르게
엽록소를 끌어당기고 있다
돌은 이미 돌이 아니었던 것처럼
흐르는 거울 속에 제 자신을 내려놓는다

세상의 모든 귀는 높은음자리표를 닮았다
돌의 귀에서 바람 냄새가 난다
Posted by shiny_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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