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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3편

Poem/poem 2010. 5. 2. 14:17
시 3편

그림자 밥

전기밥솥 안 쌀 두 컵을 넣고
쌀보다 약간 올라오는 물을 넣은 다음에 휘젓기.
그림자는 밥을 씹어 삼켜 들어가서 안에서 융화하여 하얀색 거품이 되어 그릇에 담긴다.

끌이기 전에는 가만히 몰래 숨겨두었던, 언제부터 안에 있던 것인지 아는 것은 자신뿐일 것만 같다.
어둠 속에 그렇게 장시간 노출된 쌀은 역으로 부풀어 올라 터져 나오는 것이고, 혀끝에 댄 흰 쌀 한 톨은 그럭저럭 까칠거린다.

그릇 안에서 물어본 바에 의하면 왜 자신은 어둠에 삼켜져야만 했는지 그리고 혀 속에서 회전해야만 했는지 알 수 없다고 하지만, 난 처음부터 그럴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는걸

나한테 물어보는 밥 앞에서 내가 해 줄 수 있는 말은 한 수저밖에 없다.


사과벌레

나른한 4월 말
잠이 느물느물 쏟아져 내린다.
사과를 혀로 베어내어 나를 둘러싸 감아버린 느낌
나는 후생에 사과가 되어야겠다.
발밑에 꽃잎들이 팔랑거리고 사과껍질에 닿은 벚꽃들이
하나 둘 다른 나무를 유혹해 나가는 순간
저 하늘 가운데를 콕 하고 찍은 사과 하나 말갛게 씻겨져 간다
어쩌면, 난 그 속의 벌레 일지도
사과 속에서 기생하고 알을 낳는 사과벌레
사과는 껍질을 다시 빙글빙글 감아올리기 시작했다
애벌레가 사과 속으로 쏙 침잠해 들어간다.


밥을 먹는 7가지 방법

히히히 오늘 밤 하늘을 봐 엄마 밤 하늘에 엄마 얼굴이 누렇게 떠 있다
욘석아 이게 어떻게 내 얼굴이냐 내 얼굴은 하얗고 차디차구먼
도시 한 가운데 베란다에선 창틀에 갖힌 별이 쏙쏙 얼굴을 내 밀구 있다
욘석아 너도 어렸을 때는 저 별들처럼 얼굴이 누렇게 떠 있었더라
그럼 엄마의 얼굴은?
난 오늘 처음으로 별에서 벼락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밥에는 일정량의 물이 들어간다
물에 관한 생태보고서는 다음과 같다.
1. 물은 수소 두 개와 산소 하나로 이루어져 있으며
2. 무기질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끓이거나 마른자리에는 얼룩이 남는다고 함
3. 물의 입자는 사람의 감성에 공유한다고 함
그럼 엄마 엄마가 짓는 밥에서는 밥알의 모양이 계란처럼 동글동글한데 우리엄마의 마음에는 무엇이 들었나?

밥그릇처럼 둥근 공간에 밥알이 은하수처럼 쏟아져 내린다.
이 밥 한알한알마다 너를 먹이려고 키운 엄마의 별이랑께..
네가 입안에서 혀를 하나 둘 굴릴 때마다 날 생각하라고 기른 하얀 쌀이랑께..
혀 돌기를 감도는 쌀알이 하나 둘 달짝지근하게 입안에 달라붙는다.

어렸을 적 하얀 쌀밥을 때어내다 돌기가 뿌리째 뽑혀나간 기억

오늘 밤하늘에 빛나는 별에서는 어떤 모양의 쌀이 자라고 있을까
Posted by shiny_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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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年5月

Tarot 2010. 4. 28. 20:03
택지췌
Posted by shiny_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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易5

Tarot 2010. 4. 25. 17:54
易5

곤위지
처음부터 끝까지 음기
마음을 비우고 기다리기
Posted by shiny_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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