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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237건

  1. 2010.02.27 피아노 치는 오후
  2. 2010.02.26 검은 비
  3. 2010.02.25 봄비
  4. 2010.02.24 봄바람
  5. 2010.02.21 노을의 집
  6. 2010.02.21 바람의 휘파람
  7. 2010.02.21 달과 소나무
  8. 2010.02.20 뿌리의 힘
  9. 2010.02.19 블랙홀 뜨는 날
  10. 2010.02.18 달과 은하수

피아노 치는 오후

Poem/poem 2010. 2. 27. 07:46
피아노 치는 오후

해가 퇴근길을 밟는 시간이면 반대쪽으로 걷는 발이 있다
근사한 조명을 받으며, 건반을 들춘다. 손가락으로 밟는 시간 딱딱하게 굳어버린 시간 천천히 조물락 거리며 풀어주고 있다 바람이 훑어가듯이
단단한 촉감이 어깨를 타고 올라가면 단전에서부터 끌어온 힘으로 하루를 억누른다
시간은 손끝에서부터 조물거리다가 서서히 잠에서부터 일어나는 것이다 담쟁이 덩굴처럼 슬금슬금 나도 모르는 사이 나를 감아가고 있다 건반을 누를수록 잎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근사한 오후 담쟁이 잎을 들추면 지나간 건반 길이 내리막길에서 피아노를 등지고 있다.
Posted by shiny_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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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비

Poem/poem 2010. 2. 26. 18:23

검은 비

비가 떨어질 때는 흔적이 없이 흩날린다
비는 살을 적시고 내려오지만 누구도 그 이후를 고민해 본 적은 없다
난 내 살을 비껴 떨어져 나간 빛을 쳐다보다가
빗물이 쳐내고 있는 그림자 하나를 발견한다
언제부터였을까
내게 그림자가 있다는 것을 알았던 날이
그림자에 대해서 궁금하던 날이
그림자는 비를 맞으며 서 있다
그림자를 적시고 내려오는 비는
그림자를 저격하고는
또 다른 목표물을 추적하고 있다
내 무게에 눌려버린 흙에서부터
저격당한 그림자가 점차 길어지고 있다

Posted by shiny_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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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Poem/poem 2010. 2. 25. 19:15

봄비

비가 슬금슬금 내리고 있다
엊저녁 내린 비가 머릿속으로 침투하고 있다
털어버린 비는 천장으로 소리를 내며 땅으로 투척하고
투척하는 소리는 지난 적막에서부터 고요히 울리고 있다
눈은 봄에 의해서 빠른 속도로 잠식되어 간다 그러나 두터운 지층 속에 쌓인 눈은 비가 지층을 뚫기까지 녹지 않는다
비는 눈을 만나서 얼어가고 눈은 비를 만나서 흘러가고 있다
비와 얼음의 간격은 삶과 죽음의 연장선이다
녹아내린 비가 발밑에서 꿈틀댈 때면,
누군가의 발밑에서도 꼼지락거리고 있을 봄을 생각한다
봄은 적막하게 찾아와서는
얼음을 깨고 간다.

Posted by shiny_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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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Poem/poem 2010. 2. 24. 20:01

봄바람

바람이 분다
솔솔 부는 바람 속에서 한 줌 따뜻한 기운을 등에 지고 오는 저 속력
지팡이 끝에서부터 천천히 나를 때리고 오고 있다
때린 지점은 푹푹 파여 들어간다
흙은 지팡이를 집어 삼켜 들어가고 삼켜 들어간 자국은 봄바람에 새살이 돋듯 솔솔 메워지고 있다
바람은 봄처럼 슬쩍 얹어지고는 날아 가버리고
앗아간 주름은 새로운 씨앗에서부터 피어오르는 것이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장단에 맞추어서
바람은 이곳저곳 그리고 저 건너편으로 강 개울을 넘어가고 있다
아침도 밤도
싸늘한 바람을 지워가고 있다
따뜻한 바람
바람의 지문을 본다.

Posted by shiny_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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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의 집

Poem/poem 2010. 2. 21. 18:14
노을의 집
 
태양이 지나가는 구름을 붙잡고 함께 떨어지는 것은 홀로 지나치기 아쉬워서 구름보고 함께 가자고 그러나 구름은 손을 뿌리치는 형상이다
파란 하늘로 색이 번지는 것은 태양이 자신의 몸을 뒤로 끌다가 번져버린 붉음이다 그러나 매번 같은 곳을 향하는 것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갈 곳이 있어서 지는 해는 언제나 뜨거운 눈부신 화살을 쏘아댄다
내 얼굴을 스치고 간 화살 내가 쏠 화살이 없어서 부러운 화살 한 번 일어나면 질질 발을 뒤로 끌며 돌아갈 곳이 있는 화살
똑바로 보지 못한다 민첩하게 찾아와서 집어삼켜버리면 기억속 해는 꿈으로 집어삼켜진다
해 없는 꿈은 달이 없는 아침이다. 다시 노을이 일어날때쯤이면 반대편에서 일어난다 다시 반대편으로 지고 있다 노을을 밟고 있다 나를 축으로 그림자가 돌고 있다 화살 없이도 매번 겨냥하고 있다
Posted by shiny_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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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휘파람

Poem/poem 2010. 2. 21. 14:14

바람의 휘파람

바람이 입이 있다는 사실은 내 입을 오물거릴 때야 알 수 있다
입의 주름에 따라 바람은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고 있다
7개의 자아란 하나의 입술에서 분리되고 있다
나는 바람이 오물거린 똥이다
내 힘줄은 바람이 주무르고 지나간 통로다
내 삶은 바람이 놓고 간 휘파람이다
내 입술은 내 바람은
바람의 바람은
아직 속력을 모르는 아기 바람만
아무것도 모르고 쫄랑쫄랑 쫓아오고 있다
바람이 휘 바람을 분다.

Posted by shiny_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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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소나무

Poem/poem 2010. 2. 21. 07:58

달과 소나무

한밤에 소나무가 추위 속에서 홀로 웅크리고 있다가
밤하늘 별 자신의 옆구리에 끼고 코 고는 솔방울들을 톡톡 건드려보다가
빙그레 웃음을 달아본다
놀란 웅크림이 웃음을 물고 화들짝 도망가고 있다

Posted by shiny_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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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의 힘

Poem/poem 2010. 2. 20. 14:51
뿌리의 힘

한겨울 단단하게 다리를 지면에 고정시킨 너를 본다
너를 본다 다리가 위로 올라선 자유롭게 움직이는 너를 보지만, 너는 한겨울 단단하게 메고 있을 다리가 없다
화분에서조차 단단함을 유지시키는 너를 본다
너는 거울에서조차 네 품성을 보지 못하고 있다
단단하게 옥죄어 져 있는 너
어디로든 날아가고 있는 너
그러나 나는 너를
안타까워한다
한겨울 눈을 그대로 맞고 있는 너를
옷을 껴입고 방 안에 들어가 있는 나를
이 눈들이 내가 세상에 박아놓은 뿌리들이라면
네가 맞은 눈들은
한껏 이해해주기 바란다.
우리가 공통으로 보는 하늘이라면
너는 그렇게 옷을 두르고 있기를 바란다
내가 오늘 뿌리를 단단히 박고 있는 것은
어느 순간 내 뿌리가 밖으로 기어나와
눈이 녹을 무렵 걸어 다니기 위해서다
너는 내 열매로
나는 네 그늘에서
서로의 뿌리를 기억한다
너를 본다.
Posted by shiny_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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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뜨는 날

Poem/poem 2010. 2. 19. 19:17
블랙홀 뜨는 날

오늘 내 손가락을 봤어
손가락 안에는 행성이 있고 각 궤도마다 서로 다른 생명체가 살고 있어
궤도가 바뀌는 것은 순간이지만, 옮겨진 행성은 블랙홀이 사라졌는줄 알고 갈팔질팡 하다가 다시 떠오른 블랙홀이 문득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린 순간 다른 행성의 궤도가 충돌하다가 자신의 행성까지 뒤로 떠밀려난다는 사실을 몰라
이곳은 무중력공간이므르 당신의 언어는 직선으로 찔러옵니다
꼭두각시 인형처럼 흔들릴때마다 누군가 동전을 떨어뜨려주고 있지
동전에서는 행성의 모습이 보이지만 행성은 이미 누군가의 기억속으로 은하수처럼 사라져 버렸네
달밤이 뜨는 날에는 그 밤에도 동전이 떨어졌는지 기하학적인 무늬마다 블랙홀이 달빛을 몰래 잠식해 들어가고 있습니다.
달은 중력의 공간입니다.
Posted by shiny_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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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은하수

Poem/poem 2010. 2. 18. 19:15

달과 은하수

달이 은하수를 연주하고 있다 별은 달이 건드릴 때마다 다른 음계를 연주하고 있다
달이 은하수를 누르는 것이 아니라 지나고 있을 뿐이다 은하수도 달을 흐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놓아줄 뿐이다 달은 스스로 은하수를 건너며 신비한 소리를 낸다
달이 별빛 물을 담을 때마다 몸에서 빛이 난다 달이 무거워지는 만큼 은하수가 높아진다 누군가 흐른 젖이라고 한다 달이 한 바퀴 돌아도 또 다른 젖줄이 흐른다
은하수가 달을 키우고 있다

Posted by shiny_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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